한국 사회의 그림자 ‘고독사’를 파헤치다: 스스로랩 손인주 대표의 연구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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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장년 남성 고독사, ‘사회적 해부’로 원인 분석

『혼자 죽는 사회』, 고독사의 사회적 해부

스스로랩의 손인주 대표(55세)는 최근 『혼자 죽는 사회』(김영사)를 출간하며 11명의 고독사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이 책은 서울복지재단 상급연구위원으로 11년간 근무하며 2016년부터 2만 건이 넘는 변사자 기록을 검증하고 고독사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연구한 결과물입니다. 손 대표는 기존 연구서에 담지 못했던 중장년 남성, 자립 준비 청년 등 11명의 죽음을 사회적 원인을 되짚어보는 ‘사회적 해부’ 방식으로 기록했습니다.

“고립되어 사망해간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들이 고독하게 죽어갈 때, 사회는 어디에 존재했습니까?”

손 대표는 『혼자 죽는 사회』를 통해 고립되어 사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려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밝힙니다. 그는 그들이 홀로 죽어갈 때 사회는 어디에 존재했는지, 그들의 고립된 삶과 죽음에 우리 사회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독자에게 제시합니다.

한국 고독사의 현실: 중장년 남성의 높은 비중

손 대표가 고독사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6년 한 토론회에서 만난 일본 고독사 연구자의 질문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고령자의 고독사가 많은 반면, 한국에서는 중장년층의 고독사 비율이 높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한 것입니다. 손 대표는 이를 계기로 한국 중장년층 고독사의 특별한 이유를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2024년 한국 고독사 통계

2024년 고독사 사망자 3,924명 중 50대에서 60대 남성이 54%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사업 실패, 실업, 건강 문제, 이혼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고립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실제로 손 대표가 연구하며 만난 대부분의 고독사 사례는 중장년 남성이었습니다. 이들은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제적 어려움, 건강 악화, 가족과의 단절, 정체성 상실 등을 겪으며 결국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와 문제점

중장년층 고독사의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이들이 국가의 사회 안전망, 특히 기초생활수급 보장 제도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손 대표는 중장년층이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장애가 없다면 노동 능력이 없음을 증명해야 하고, 복잡한 신청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중장년층에게 매우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중장년층이 복잡한 절차와 노동 능력 증명 문제로 인해 기초생활수급자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어렵게 지원을 받아도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손 대표는 이러한 어려운 과정을 거쳐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더라도, 그로부터 3~4개월 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이는 현행 복지 제도가 고립된 중장년층의 실질적인 필요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지원이 너무 늦게 이루어져 고독사를 막는 데 한계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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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예방을 위한 손인주 대표의 제언

손인주 대표는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이들에게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자립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고독사 예방을 위한 핵심 제언

  • 사회적 일자리 창출: 고립된 중장년층이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회 활동 및 일자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도 고려해야 합니다.
  • 돌봄 노동자 트라우마 치료: 독거 노인 등의 고독사를 발견하는 요양보호사 등 돌봄 노동자들이 겪는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심리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손 대표는 자신이 돌보던 이들의 죽음을 목격하며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겪는 경우가 많으며, 심한 경우 누군가의 집 문을 여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통받는 이들이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죽음’에 대한 성찰, 그리고 삶의 변화

손 대표가 2016년부터 10년 이상 고독사 연구에 매달려온 원동력은 아버지의 죽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15년 초겨울, 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일주일 동안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죽음의 순간에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 마지막 과정을 함께 견뎌내는 손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고 합니다.

카페 사담: 죽음에 대한 열린 대화

손 대표는 올해 4월부터 매월 4일에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임인 ‘카페 사담’을 개최하여,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는 문화를 바꾸고 죽음을 통해 삶의 태도를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손 대표는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마지막에 곁에 있어 줄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된다’며, 결국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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