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는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의 동반 피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제도와 실제적인 대비책이 꾸준히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번 기사를 통해 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한국의 반려인들도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동반 피난, 무엇을 의미할까요?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피난소의 반려동물 수용 거부나 방치된 반려동물의 야생화가 문제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여 일본 환경성은 2026년 5월에 반려동물 동반 피난 행동 지침을 약 8년 만에 개정할 예정이며, 반려인이 반려동물과 함께 피난소로 이동하는 ‘동반 피난’의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많은 반려인이 재난 시 반려동물과 동반 피난을 생각하고 있으며, 한 설문조사에서는 거의 80%가 ‘재난 발생 시 반려동물과 동반 피난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최인근 지정 피난소의 반려동물 수용 체계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환경성 ‘사람과 반려동물 재난 대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동반 피난은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하는 피난 행동을 의미하며, 피난소 등에서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같은 방에서 사육·관리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반려동물 동반 피난이 가능한 피난소라도 반려동물의 공간은 반려인의 공간과 별도라는 의미입니다. 동반 피난자 전용 방이 마련되는 경우도 있지만, 운동장이나 연결 복도 등 실외 또는 반실외에 케이지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피난소에서 반려동물 돌봄은 반려인의 책임이 원칙이므로, 반려동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려인이 책임지고 반려동물을 사육·관리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관리는 반려인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사이타마현, 나가노현, 도쿄도 가쓰시카구, 세타가야구, 네리마구 등에서는 평상시부터 재난 시 동반 피난 온 반려동물의 사육·관리를 돕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반려인이 준비해야 할 필수 대비책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2024년까지 15년간 고양이를 키웠던 필자는 사료, 배변 패드, 고양이 모래를 로테이션 스톡으로 떨어지지 않게 비축하고, 거실에 펫 캐리어를 두어 평소에 익숙하게 하는 등의 대비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준비가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펫 재난 위기 관리사’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반려동물 재난 방재에 관한 다수의 기사를 집필한 무라타 사치네 씨입니다. 14세 시바견과 함께 사는 무라타 씨는 반려동물 용품 및 사료를 로테이션 스톡으로 비축합니다. 환경성 ‘일반 반려인용 사람과 반려동물 재난 대책 가이드라인’에서는 반려동물 사료와 물을 최소 5일분, 가능하다면 7일분 이상 준비할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건사료만으로는 수분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습식 사료나 레토르트 식품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무라타 씨는 사람 비상식량으로 간을 하지 않은 흰죽을 준비하는데,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먹을 수 있고 수분 보충도 되는 일석이조의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특히 고양이는 재난 시 스트레스로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식욕이 없을 때도 잘 먹는 좋아하는 사료나 간식을 찾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기저귀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만약을 대비해 외출이나 여행 시 호텔에서 사용하며 익숙하게 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피난 가방 준비물과 사용법
반려동물용 캐리어 가방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무라타 씨는 펼치면 케이지가 되는 캐리어 가방을 추천합니다. 양손이 자유로운 백팩 타입이 특히 권장됩니다. 특히 고양이의 경우, 피난처에서 캐리어에서 케이지로 이동할 때 탈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캐리어와 케이지를 겸하는 제품이라면 그러한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피난 가방에 넣어두어야 할 물품으로는 ‘잃어버린 반려동물 전단지’가 있습니다. 반려동물 사진, 특징, 보호자 연락처를 인쇄한 전단지를 미리 준비해 두면 피난소 게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사진이 있어도 인쇄 환경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므로 사전 준비가 중요합니다. 재난 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목줄과 인식표(강아지의 경우 등록증과 예방접종 완료증명서도), 마이크로칩을 장착해 두면 길을 잃었을 때 반려인의 품으로 돌아오기 쉬워집니다.
또한 ‘여분 리드줄 및 하네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난 시 리드줄이나 하네스가 오염되거나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사용하던 것이 이상적이지만, 부피가 큰 경우 다른 것으로도 괜찮습니다. 평소에 가끔 사용하며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 익숙해지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에게도 하네스가 있으면 탈출 방지에 도움이 되므로, 평소에 조금씩 익숙하게 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살이 빠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하네스는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난 가방은 휴대성을 중시하여 인간용과 반려동물용을 한 가방에 함께 준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피난 경로 미리 걸어보기
무라타 씨가 ‘모든 반려인이 꼭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피난소까지의 경로를 산책 코스로 실제로 걸어보는 것입니다. 먼저 지자체 웹사이트 등에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 수용 가능 피난소를 확인하세요. 그 위에 여러 경로를 상정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재난 시에는 통행 제한이나 잔해물로 인해 평소의 길이 사용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난 시 뚜껑이 벗겨지거나 함몰될 우려가 있는 맨홀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판기나 간판 등 전도 위험이 있는 물건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피난소가 멀다면 한 번에 전 코스를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 첫 번째는 도중에 걷다가 멈추고, 두 번째는 경로상의 공원까지 차로 이동한 후 그 이후를 걷는 등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어쨌든 ‘익숙한 길’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무라타 씨는 말합니다. 익숙한 길이라면 비상시에 반려동물도 반려인도 침착하게 피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만의 맞춤형 피난 계획 세우기
반려동물의 성격, 취향, 체질 등은 각기 다릅니다. 우리 집 반려동물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피난 생활이 가장 좋을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반려인뿐입니다. 자택 피난이 불가능한 경우, 같은 피난소에서 지낼지, 미리 맡길 곳을 정해둘지, 캠핑 용품을 활용해 야외에서 반려인과 함께 지낼지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가능한 한 많은 선택지를 예상해 두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재난 방재에 관한 통신 강좌나 자격 취득을 통해 지식을 심화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재난에 대비하여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지킬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작은 일부터 시작해 봅시다.
재난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지만, 미리 준비한다면 소중한 반려동물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지금부터 우리 가족만의 재난 대비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