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대한민국, 노후 자산관리는 이제 ‘생애 자산관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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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시니어 자산관리, 신탁으로 진화하다

시니어 자산관리의 변화와 신탁 시장의 부상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후 자산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자산을 모으느냐에서, 치매 등 인지 기능이 저하된 이후에도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원하는 사람에게 계획적으로 물려줄 수 있는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은행권 또한 예적금 및 펀드 판매 중심의 자산 관리에서 벗어나 생전 자산 관리, 치매 대비, 상속 및 증여까지 아우르는 ‘생애 자산관리’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언대용신탁과 치매안심신탁을 중심으로 한 신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은행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5조 1836억 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2020년 말 9403억 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4.8배 증가한 규모이며, 올해 들어 잔액이 빠르게 늘어 1분기에 4조 8000억 원을 넘어선 데 이어 4월 말에는 처음으로 5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유언대용신탁 잔액 성장 추이 (4대 은행 기준)

9403억 원

2020년 말 잔액

5조 1836억 원

2024년 4월 말 잔액

4.8배 증가

증가율 (5년간)

유언대용신탁의 역할과 성장 배경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의 생전에는 계약 내용에 따라 자산을 관리하며, 치매 등에 대비한 지급 기능이 추가된 상품의 경우 생활비와 의료비 등을 미리 정한 방식대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고객 사망 후에는 계약 내용에 따라 재산을 상속인이나 지정한 사람에게 이전하는 구조입니다. 일반 유언장과 달리 금융기관이 계약 내용을 집행하므로 안정성이 높고 상속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은행권은 최근 신탁 시장 성장의 배경 중 하나로 이른바 ‘치매 머니’ 수요 확대를 꼽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에 대비하려는 고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건강할 때 자산 관리 방식을 미리 정해두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가족 간 상속 분쟁을 예방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면서 신탁을 찾는 고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확대되는 신탁 서비스 접근성

과거 유언대용신탁은 수십억 원 이상의 자산가를 위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부 은행이 상품별 최소 가입 금액을 1000만 원 이하로 낮추고 모바일 상담과 비대면 가입 절차를 확대하면서, 은퇴자와 중산층으로 고객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탁 서비스의 문턱이 낮아지다

일부 은행에서 유언대용신탁의 최소 가입 금액을 1천만 원 이하로 낮추고 모바일 및 비대면 가입 절차를 확대하면서, 기존 고액 자산가 중심의 서비스가 은퇴자와 중산층까지 고객층을 넓히고 있습니다.

은행들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단순히 신탁 상품 하나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금융과 건강 관리, 세무, 법률, 주거 서비스를 결합한 종합 자산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근 경쟁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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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의 차별화된 신탁 서비스 경쟁

KB국민은행은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KB골든라이프’를 중심으로 치매안심신탁과 시니어 레지던스 입주자를 위한 유언대용신탁 등을 확대하며 노후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니어 레지던스 입주 보증금을 신탁으로 관리하고 사후 승계까지 지원하는 상품도 선보였습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기반 신탁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유언대용신탁 간이 계약 서비스를 도입하여 가입 절차를 간소화했으며, 올해 2월에는 ‘쏠메이트 치매안심신탁’을 출시했습니다. 5월에는 정기예금을 유언대용신탁에 쉽게 편입할 수 있도록 ‘유언대용신탁 빠른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 편의성을 한층 높였습니다.

하나은행은 프리미엄 시니어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급 시니어 레지던스인 ‘더 시그넘 하우스 by 파르나스’ 입주자를 대상으로 유언대용신탁과 부동산 투자 자문, 세무 및 법률 컨설팅을 결합한 원스톱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금융 상품 판매를 넘어 주거와 자산 관리를 연결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NH올원더풀 의료비 치매안심신탁’을 선보였습니다. 고객이 건강할 때 신탁에 맡긴 자산을 치매나 중증 질환 발생 시 사전에 지정한 대리인을 통해 의료비와 생활비를 지급 및 청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사망 후에는 남은 재산을 지정한 상속인에게 이전하는 기능도 담아 생전 관리와 사후 승계를 하나의 계약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신탁 사업의 전략적 가치와 미래 전망

은행들이 신탁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장기 고객 확보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신탁은 일반 금융 상품보다 계약 기간이 길고 예금, 투자, 연금, 상속까지 고객 자산 전반을 관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단 거래를 시작하면 장기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신탁의 역할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재산을 보관하고 상속하는 기능을 넘어, 상품에 따라 의료비 지급, 생활비 지급, 증여 설계, 기부 기능 등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신탁이 초고령사회의 대표적인 금융 인프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업계는 인공지능(AI) 기반 건강 관리 서비스와 의료기관, 시니어 레지던스, 세무 및 법률 전문가 네트워크를 결합한 종합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자산 관리와 건강 관리, 주거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니어 금융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유언대용신탁은 단순한 상속 상품이 아닌 생전 자산 관리와 사후 승계를 모두 책임지는 대표적인 시니어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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