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는 은퇴 후 자연 친화적인 곳으로 이주하여 여유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해외 사례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꿈꾸던 전원생활, 도시와 다른 현실
정년퇴직 후 자연에 둘러싸인 곳에서 여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방 이주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도시보다 주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후 자금 절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막상 이주 후의 삶에서는 의료기관과의 거리, 자동차 운전, 지역사회 교류, 주택 관리 등 여행할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부담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가명 마사히코 씨(69세)와 그의 아내 가즈코 씨(67세)는 은퇴 후 삶을 위해 오랫동안 살았던 도시의 집을 팔고 지방으로 이주했습니다. 부부의 연금은 합해서 월 약 20만 엔 정도였습니다. 특별히 많은 저축액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도시의 집을 팔고 중고 주택을 구매하면 생활비를 절약하면서 조용히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웠던 계기와 딸의 우려
이 부부가 지방 이주를 결심한 계기는 몇 년 전 부부가 함께 방문했던 한 지방 도시였습니다. 산이 가깝고 공기가 맑으며,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미치노에키(道の駅)에는 신선한 채소들이 가득했습니다. 관광객으로 며칠을 머무는 동안, 그곳은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이상적인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즈코 씨가 “나이 들어서는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네”라고 말하자, 마사히코 씨도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딸 미사키 씨의 걱정
딸 미사키 씨(42세)는 부모님의 결정에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차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점, 가까이에 큰 병원이 적다는 점, 그리고 친척이나 친구가 근처에 없다는 점이 걱정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미사키 씨가 “정말 괜찮을까요? 장 보러 가거나 병원에 가는 건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도 마사히코 씨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직 69세야. 운전도 할 수 있고, 어떻게든 될 거야.”
6개월 만에 드러난 현실적인 불편함
이주 초기, 부부의 생활은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정원 있는 집에서 꽃을 키우고, 이웃에게서 채소를 얻으며, 아침에는 새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여유로운 시간에 가즈코 씨도 “과감하게 이사 오길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약 6개월이 지났을 무렵, 조금씩 부담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까지는 차로 20분, 종합병원까지는 40분 이상이 걸렸습니다. 가즈코 씨는 운전에 자신이 없어 통원이나 장보기도 마사히코 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마사히코 씨가 가벼운 현기증을 일으키자, 가즈코 씨는 처음으로 ‘만약 남편이 운전할 수 없게 된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노년기 이주 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
2023년 고령사회 관련 의식 조사 (고령기의 주택 이주에 관하여)
조사명
고령기의 주택 이주지 조건으로 쇼핑 및 의료기관 접근성 중요시
주요 내용
일본 국토교통성(国土交通省)의 ‘2023년 고령사회 관련 의식 조사(고령기의 주택 이주에 관하여)’에 따르면, 고령기의 주택 이주지 조건으로 쇼핑이나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주 전에는 매력적으로 보였던 조용한 환경도 나이가 들면서 불편함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노년의 지방 이주는 단순히 자연 속의 삶을 넘어, 의료, 교통, 사회적 관계 등 복합적인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미리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노년기 지방 이주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